국세청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꼼꼼하고 철두철미합니다. 또, 요즘 같은 세상에선 어떻게든 기록이 다 남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투명하고 성실하게 세금을 신고하고 납부하는 것이 절세의 가장 첫 번째 전략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과세 체계가 조금 더 복잡하고 또 보다 큰 돈이 오가는 법인 사업자의 경우, 세금을 줄일 수 있는 트릭이 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조금 부정직한 방법으로 말이죠. ‘설마 이런 것까지 보겠어?’ 같은 마음도 들고, ‘검증할 방법이 없을 것’이란 생각에 법인세를 줄이기 위해, 혹은 개인의 재정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세금 탈루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세금 탈루는 회사가 하락세에 접어들 수 있는 매우 위험한 행위입니다. 오늘은 국세청에서 밝힌 주요 세금 탈루 사례를 세이브택스만의 쉽고 재밌는 언어로 풀어드릴게요.
1. 아들에게 준 헬스장 회원권을 복리후생비로 처리하다
서비스업을 운영하는 법인 A의 대표이자 경영자인 김탈루 씨. 그에게는 예쁜 딸이 하나 있습니다. 올해 성인이 된 딸을 위해 고급 피트니스 클럽의 6개월 회원권을 선물했죠. 고급 헬스 클럽인 만큼, 회원권도 고가였는데요.
김탈루 씨에게는 부담이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이 헬스장 이용권을 직원에게 줬다 치고, 회사에서 직원의 복지를 위해 지출한 복리후생비로 처리하면 되기 때문이죠!
복리후생비는 직원의 업무 능력 향상을 위한 근로 환경 개선, 근로 의욕 고취 관련 지출을 말하는데요. 헬스장 회원권도 임직원에게 제공한 것이라면 복리후생비로 인정 받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복리후생비로 손금 처리하면 ‘비용’으로 인정되고, 그에 따라 법인세가 줄어들게 되죠. 하지만 사적으로 사용한 비용을 회사 손금으로 산입하면 안 됩니다.
하지만 이에 개의치 않는 김탈루 씨, 자신의 알뜰살뜰함에 뿌듯해 하며 헬스장 이용권을 업무 관련 자산 및 복리후생비로 처리하여 법인세를 신고했습니다.
🚨 어떻게 들켰을까?
국세청에서는 법인 A가 취득한 피트니스 회원권의 실제 이용자를 파악했답니다. 그리고 해당 이용자가 법인 A에 근무하지 않으며, 대표의 가족이라는 것을 확인했죠. 즉, 고가의 헬스 회원권을 법인 A 경영진의 사주 일가가 사용하고 지출 비용을 복리후생비로 처리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세청에서는 고가의 헬스 회원권을 업무 무관 자산으로 세무 조정하고, 지출 경비는 사용자에게 소득 처분하여 법인세를 추징했습니다.
2. 법인 카드로 골프를 즐기고 해외 여행을 떠나다
광고대행사 법인 B의 대표 이사 이광고 씨. 그는 광고업계에서 사업을 하는 만큼 거래처 및 관계자들과의 네트워킹이 매우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네트워킹을 위해선 자신의 경험 또한 많아야 한다고 생각하죠.
이광고씨는 거래처와의 만남을 대비한다는 이유로 골프를 자주 치러 다닙니다. 아직 성사된 거래가 없는데도 미리 촬영 장소를 답사하겠다며 해외를 다녀오기도 하고 말이죠. 그리고 이때마다 모두 법인 신용카드를 사용합니다.
이렇게 골프장과 해외 여행을 다니면서 법인 카드로 결제한 금액을 복리후생비로 손금 산입(비용 처리) 후, 별도의 세무 조정 없이 그대로 법인세 신고를 마쳤습니다.
🚨 어떻게 들켰을까?
국세청에서는 신용카드 사용액을 검토하고 업무와 관련성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또는 누가 신고를 했을 수도 있고요. 국세청에서 해당 경위를 밝히진 않기 때문에 이를 정확히 알기는 어렵습니다. 어쨌든 국세청에서는 법인 B에 해명 자료를 제출하라는 안내문을 보냈죠.
해명 자료 안내문이란, 신고 자료에 오류가 있거나 탈세 혐의가 있을 때 조사 착수 전 해명할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이에 법인 B에서 해명 자료를 제출했지만, 국세청에서는 해당 법인 카드 사용액이 업무와 관련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하여 사적으로 사용한 지출액을 손금 불산입 처리하고, 사용자에게 소득 처분하여 법인세를 추징했습니다.
3. 가족에게 보낸 생활비를 월급으로 처리하다
박가공 씨는 의료기기 도매업을 영위하는 법인 C의 대표 이사입니다. 그는 기러기 아빠인데요. 2020년, 아들 둘을 미국으로 유학을 보냈죠. 아내도 아들들을 보필하기 위해 미국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매달 박가공 씨는 미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꼬박꼬박 생활비를 보내고 있습니다. 장기간 동안 적지 않은 금액을 보내고 있죠. 하지만 박가공 씨는 나름의 똑똑한 방법으로 재정 부담을 덜고 있습니다.
미국에 있는 그의 아내는 현재 법인 C의 임원으로 등록되어 있는데요. 이러한 상황을 활용하여, 아내에게 생활비를 보내고 해당 비용을 ‘인건비’로 처리하는 것입니다. 매달 가족에게 보내는 적지 않은 금액을 급여로 비용 처리 하면, 이는 사업 관련 손금에 해당하여 법인세가 부과되는 과세 표준을 줄일 수 있습니다.
자신에게서 나가는 돈을 허투루 보내지 않는 박가공 씨. 아내를 임원으로 등록하여 가족에게 나가는 생활비를 인건비로 처리하여 법인세를 절세하는 데 약간의 자랑스러움을 느끼기도 했답니다.
🚨 어떻게 들켰을까?
국세청은 대표 이사 박가공 씨의 아내가 실제로 법인 C에서 일한 게 맞는지 근무 내역을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박가공 씨의 아내는 아들의 미국 유학을 따라가 장기간 해외에 체류하였다는 사실을 확인했죠.
철두철미한 국세청은 체류국인 미국에 법인 C의 현지 법인이 없다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또 해외 거래처와 출입국 기록 등을 모두 분석했죠. 그리하여 박가공 씨의 아내가 미국 출국 이후 어떤 방식으로든 법인 C에서 일을 한 사실, 즉 근로 용역을 제공한 사실이 전혀 없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인건비를 받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죠.
국세청은 이에 따라 박가공 씨 아내의 자녀 해외 유학에 따른 출국 시점부터, 그에게 허위로 지급된 인건비를 남김없이 파악했습니다. 그리하여 가공 계상된 급여를 손금 불산입하고 대표자 상여 처분을 하여 법인세 등을 추징했습니다. 여기서 대표자 상여 처분이란 법인이 대표자에게 상여금을 지급한 것으로 처리했단 뜻입니다. 대표자인 박가공 씨는 상여금 날벼락을 맞아 근로소득이 늘어나 새로 내야 할 세금이 크게 발생했죠.
4. 가상 자산 매매로 얻은 수익을 숨기다
최코인 씨는 가상 자산 매매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의 회사 D 기업은 2년 전 법인으로 전환했죠.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은 과거에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자산이기 때문에 과세 체계가 촘촘하게 짜여 있지 않았습니다. 초기엔 가상자산으로 거래 이익을 본 사람들이 과세를 피하는 등의 공백이 있다는 지적도 있었는데요. 정부에서 점차 가상자산 관련 소득에 대한 과세를 정상화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최코인 씨는 이런 상황을 배경으로, 가상 자산 매매를 통해 얻은 차익과 자사 프로그램 사용료로 얻은 수익을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나라에서 파악하기 어려운 수입이라 판단했기 때문이죠.
🚨 어떻게 들켰을까?
최코인 씨의 예상과 달리, 국세청은 법인 D의 가상 자산 매매 내역을 입수 및 확인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언론 기사까지 샅샅이 수집하여 분석했죠. 이를 통해 수입 금액이 누락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리하여 최코인 씨에게 가상 자산 매매 차익 및 자동 매매 프로그램 사용료 수익 신고 누락을 추징했습니다.
5. 법인 소유 주택 매매로 얻은 차익을 신고하지 않다
정사주 씨는 법인 E의 대표입니다. 그가 사는 주택은 개인 소유가 아닌 법인 E의 소유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그 집에는 정사주 씨의 가족들이 살고 있죠. 오래 전 절세를 위해 정사주 씨가 자신이 소유하던 집을 법인 E의 명의로 전환한 것인데요.
최근 정사주 씨는 제3자에게 그 주택을 팔고 아파트로 이사했습니다. 이를 세법에서는 주택을 ‘양도’했다고 합니다. 양도를 통해 차익이 발생해 나름의 수익을 보았죠. 이를 양도 소득이라고 하는데요. 법인 E의 소유였으니 법인 E에 양도 소득이 발생한 겁니다.
하지만 정사주 씨는 주택 매매로 발생한 차익을 법인의 양도 소득으로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본래대로 사업 소득에 대해서만 세금 신고를 했죠.
🚨 어떻게 들켰을까?
E 법인이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었던 만큼, 국세청은 재산세 과세 내역을 검토했습니다. 또 전입 신고 내역도 분석했죠. 그리하여 해당 주택은 양도 소득을 내야 하는 과세 대상인데도 양도로 발생한 차익을 신고하지 않은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리하여 양도 차익에 대하여 토지 등 양도 소득에 대한 법인세 등을 추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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